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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 “정보 비대칭성 해결”

    • 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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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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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9-06-03 13:51
▲ 박해민 크로스앵글 공동대표. (사진=김수찬 기자)

【한국블록체인뉴스】 암호화폐 업계에 공시 제도가 도입된다. 주식 시장과 마찬가지로 전자 공시 시스템을 들여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다가올 법제화에 대비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을 개발한 크로스앵글이 암호화폐 거래소들에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공시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의 비대칭성 해결에 나섰다. 블록체인상의 온체인 데이터와 기존 전통 금융시장의 오프체인 데이터를 종합해 정제된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쟁글을 개발 중인 박해민 크로스앵글 공동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쟁글, 주식·암호화폐 시장 연결고리…빗썸·고팍스·코빗·CPDAX와 협약

쟁글은 암호화폐 정보 공시 플랫폼이다. 블록체인·암호화폐 프로젝트에서 받은 오프체인 정보와 블록체인에서 발생하는 거래 명세인 온체인 정보를 공시한다. 모든 정보를 취합해 거래소들에 제공한다. 거래소는 이를 토대로 상장 심사 평가에 활용한다.

크로스앵글이 쟁글을 만든 이유는 투자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 해결을 위해서다. 개인 투자자는 기관 투자자와는 달리 정보 부족 현상에 시달린다. 신뢰할 수 없는 정보와 루머에 흔들려 잘못된 투자를 한다. 크로스앵글은 투자 지침 중 하나인 프로젝트(기업) 정보를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일부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코인 발행 이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거대 세력들만이 정보를 다양한 루트로 확보해 대량 매도·매수에 나서고 가격은 큰 폭으로 흔들린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개선하고자 정보 공시 플랫폼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쟁글의 데이터 공시 기준은 한국의 다트(DART), 미국의 에드가(EDGAR)와 같은 증권 규제 기관의 공시 기준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와 같은 국제 신용평가사의 평가 기준에 따른다. 기존 주식시장에서 확립된 공시 체계를 바탕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맞게 재해석됐다.

크로스앵글은 지난 1월 말부터 공시 도입 서비스 구축을 위해 약 50여개의 프로젝트와 10여개의 거래소에 협조를 요청했다. 공시 기준표 작성에 들어갈 정보인 온체인 데이터와 오프체인 데이터를 받기 위해서다. 온체인 데이터는 이더리움(ERC-20) 기반 블록체인에 공개된 정보로 지분구조, 토큰 보유자 비중, 토큰 유동량, 스마트 콘트랙트 실행 등을 말한다. 오프체인 데이터는 회사의 기본 정보와 부채비율, 자금 유동성과 같은 재무 정보가 포함된다.

크로스앵글의 요청에 대부분의 프로젝트와 거래소는 협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표는 “대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자발적 참여로 공시 정보 시스템 구축에 협조하겠다고 했다”며 “블록체인 생태계에 있는 업계와 거래소도 정확한 정보에 대한 요구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거래소와 본격적인 협약까지 했다. 크로스앵글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씨피닥스·고팍스와 협약하고 쟁글에 올라온 정보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종합적인 상장 적격 진단 보고서를 거래소들에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었다. 빗썸도 함께한다.

거래소들은 이 보고서를 새로 상장할 코인의 적격성과 상장된 프로젝트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실적과 재무제표 등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 쟁글 플랫폼 베타 화면. (사진출처=쟁글)

◇ ‘정보 신뢰성 확보’ 관건…“허위 사실·의도적 오류에 페널티”

크로스앵글의 고민은 암호화폐의 회계 처리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암호화폐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일반기업회계기준의 규정이 없어 기업의 가치 평가가 어렵다. 구체적인 매출도 잡히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기업도 허다하다.

박 대표는 “회계 처리가 모호해 오프라인 데이터 공개를 꺼리는 기업이 많을 것”이라며 “법제화가 신속히 이뤄져야 해결될 문제”라고 했다. 이어 “크로스앵글은 이를 인지하고 공시 기준을 스타트업 관점에서 진행할 생각”이라며 “미래 가치나 유저 유치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겠다”고 밝혔다.

모든 정보 제공은 블록체인 프로젝트팀의 자율성에 맡긴다. 제출한 정보를 따로 검증하지 않는다. 정보의 검증 과정에서 소수의 검증 참여자들이 정보를 악용할 여지가 있고 검증 시간이 걸려 정보 제공이 지연되면 투자자의 손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공시 이후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주는 형식을 도입, 사후 검증이 이뤄지도록 했다.

박 대표는 “제공한 정보가 허위 사실이거나 의도적인 오류라고 판단되면 페널티를 줄 계획”이라며 “잘못된 정보로 수정이 빈번하게 이뤄지면 블록체인에 신뢰도 저하 사실을 표기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마케팅이나 알림을 추가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암호화폐 시장에 공시 제도가 정착되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투자자들도 객관적인 정보에 근거한 올바른 투자에 나설 수 있다. 투기 세력이나 작전 세력의 힘도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크로스앵글은 쟁글을 ‘암호화폐 공시 표준’으로 자리 잡길 원했다. 국내 거래소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베트남 등 외국 거래소와도 협업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쟁글은 기업용을 위한 베타 버전이지만, 다음 달부터 정식 서비스를 론칭해 관련 기관 투자, 일반 기업들도 가입해 이용할 수 있도록 확장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기반을 닦은 후 글로벌 표준안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수찬 기자 capksc3@hkbnews.com

김수찬 기자 | capksc3@h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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